코로나사태, 엉뚱하게 美 주택문제 뇌관 건드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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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와 미국 부동산 문제
미국에서는 매월 1일이 되면 막대한 돈이 움직인다.
세입자들이 집주인에게 일제히 보내는 렌트비(임대료)와 주택을 융자받아 구매한 사람들이 금융기관에 보내는 주택담보(모기지) 대출금 등이다. 수도권인 워싱턴DC와 인근 매릴랜드, 버지니아주의 경우 적게는 수백달러에서 많게는 1만달러 이상의 임대료나 대출금이 오간다. 문제는 그 달 벌어서 다음 달 돈을 내야하는 사람들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이후 직업을 잃고 돈을 낼 여력이 없어졌다는 점이다. 코로나사태 이후 처음 맞는 4월 1일을 하루 앞두고 미국 전역에서 부동산 문제가 부각되고 있는 이유다. NBC에 따르면 4300만개의 가정이 임대주택에 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임대주택 거주자들의 경우 저소득층이거나 자주 거처를 옮기는 젊은이들 또는 이민 가정들이기 때문에 공식적인 통계에 잡히지 않는 가정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미국 정부가 마련한 코로나 구제자금 2조 달러(2400조원) 가운데 일부도 이들의 임대료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책정됐다. 임대료 체불이 일어나지 않도록 1인당 1200달러씩의 현금을 지불하거나 모기지론의 보증에도 사용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체불로 인한 압류나 퇴거 등의 문제도 일어나지 않도록 규제를 신설했다.
하지만 정부가 지원하는 현금의 경우 임대료에만 쓸 수 없는데다 지급 일시도 4월 중순으로 손에 쥐려면 아직 멀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아예 임대료 납부 거부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재난 때문에 직장도 잃고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전국의 4300만 세입자들이 조직화에 나선 것이다. 폭스 비즈니스 방송은 최근 트위터 등을 통해 이번 코로나사태가 끝날 때까지 임대료를 내지 말자는 주장이 퍼지고 있으며 '임대료 파업 2020'(Rent Strike 2020)이란 단체는 이를 전국적 운동으로 조직화하고 있다며 그 실상을 보도했다. 몇몇 지역의 버스 정류장 등에는 임차료 납부 거부에 동참하라는 전단지가 붙었고 연대의 의미로 건물 창문에 흰색 시트를 내건 세입자들도 있다고 한다. 이런 운동이 가장 활발한 곳이 캘리포니아주다.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침실1개 짜리 평균 임대료가 3479달러에 이를 정도로 살인적인 주거비로 악명높은 곳이다. 이 때문에 전에도 간간이 '임대료 파업'이 있어왔다. 이번에도 LA지역사회법률행동 같은 곳에서 임대료 파업을 준비중이다. 이 단체의 크리스 에스트라다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임대료를 내고 굶어 죽거나, 아니면 임대료를 내고 살거나 양단간 결정을 해야할 때"라면서 "4월에 임대료를 내면 5월에 굶어죽지 않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LA임차인조합도 '임대료 말고 음식' 캠페인을 전개중이다. 설사 임대료를 낼 여력이 있더라도 이번 달에는 내지 말자는 것이다.
이들은 이번 코로나사태를 계기로 비싼 임대료 문제를 이슈화하겠다는 복안도 가지고 있다. LA카운티에서는 60만명의 거주자들이 평균 수입의 90%를 임대료로 내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LA임차인조합 트레이시 로젠탈 공동대표는 "임차인들은 이미 위기상태"라고 전했다. UC버클리 캐롤라이나 레이드 교수도 "과감한 조치 없이는 주택시장과 경제상황이 2008년 압류 사태 같은 또 다른 대충돌을 몰고 올 수 있다"며 "이번 코로나사태 이후 (주택시장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매우 걱정 된다"고 경고했다. [워싱턴=CBS노컷뉴스 권민철 특파원] twinpin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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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0-04-0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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