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관·생가·동상..한국당 '봉준호 마케팅'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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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총선 예비후보들, 봉 감독 관련 공약 '급조'
정작 봉 감독은 이명박·박근혜 정권 블랙리스트
"졸속 공약으로 시민 감동 무임승차 행태" 비판
봉준호 기념관, 봉준호 공원, 봉준호 생가터 복원, 봉준호 동상, 봉준호 명예의 전당, 봉준호 영화박물관….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한 대구의 자유한국당 예비후보들의 ‘봉준호 마케팅’이 점입가경이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상 4개 부문을 석권한 다음날 앞다퉈 이런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정작 봉 감독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대구 중·남구 선거구에 출마한 배영식(71) 한국당 예비후보는 지난 11일 “봉준호 영화의 거리, 봉준호 카페의 거리, 봉준호 생가터 복원, 봉준호 동상, 영화 기생충 조형물을 남구에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봉 감독의 위대한 업적을 영구보존·계승시키기 위해 그가 태어나 성장한 남구 생가터 주변 지역을 봉준호 영화·문화의 거리로 지정하고 인접 지역을 카페의 거리로 조성하겠다”고 했다.
중·남구 선거구에 출마한 장원용(54) 한국당 예비후보도 이날 “대구 남구 대명동에 봉준호 기념관을 건립하고 봉준호 공원을 조성하겠다. 봉 감독의 업적을 기리는 기념관을 대구 남구 대명동에 건립해 대구에서 제2, 제3의 봉 감독을 배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선거구에 출마한 도건우(48) 한국당 예비후보는 이날 “대구에 봉준호 명예의 전당 건립하고 영화박물관, 독립영화 멀티 상영관, 가상현실(VR) 체험관, 봉준호 아카데미 등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봉준호 감독과 남구에서 어린 시절을 함께 한 또래 세대로서 자부심을 느낀다. 과거 대구 영화의 중심이었던 중구와 봉 감독의 생활 무대였던 남구를 봉준호 타운으로 조성하겠다”고 했다. 대구 달서구병에 출마한 강효상(59) 한국당 예비후보는 “대구신청사 옆 두류공원에 봉준호 영화박물관을 건립해 대구신청사와 함께 세계적인 영화테마 관광메카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한국당 예비후보들이 ’봉준호 마케팅‘에 열을 올리지만 이를 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대구 중·남구 선거구에 출마한 이재용(65)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이날 입장문을 내어 한국당 예비후보들을 비판했다. 이 예비후보는 “자신들이 집권했던 시기 블랙리스트로 낙인을 찍었던 영화인에 대한 최소한의 반성과 사과, 일말의 부끄러움도 없이 국민들의 감동에 무임승차하려는 몰염치한 행태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당 예비후보들을 향해 “졸속 공약으로 시민들의 감동에 무임승차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봉 감독은 1969년 대구 남구 봉덕동에서 2남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아버지 고 봉상균씨는 대구가톨릭대 응용미술학과 교수였다. 봉 감독은 이후 대구 남구 대명9동에서 살며 남도초등학교를 다녔다. 그는 초등학교 3학년 때인 1978년 서울로 이사하였다. 봉 감독은 어린 시절 대구 중구에 있던 만경관과 아카데미극장에 영화를 보러 다녔다. 또 앞산에서 케이블카, 수성못에서 스케이트를 타고 놀았다.
글·사진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작성일2020-02-12 03:07
내사랑님의 댓글
내사랑입장이 되었으니 어느당이든 유리하면 맘껏 홍보하는 일도 좋지않겠소? 화이팅!기생충들~~어짜피 다 우린 기생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