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다리를 먹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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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다리를 먹으며 / 김광규
일찍부터 우리는 믿어 왔다
우리가 하느님과 비슷하거나
하느님이 우리를 닮았으리라고
말하고 싶은 입과 가리고 싶은 성기의
왼쪽과 오른쪽 또는 오른쪽과 왼쪽에
눈과 귀와 팔과 다리를 하나씩 나누어 가진
우리는 언제나 왼쪽과 오른쪽을 견주어
저울과 바퀴를 만들고 벽을 쌓았다
나누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이
자유롭게 널려진 산과 들과 바다를
오른쪽과 왼쪽으로 나누고
우리의 몸과 똑같은 모양으로
인형과 훈장과 무기를 만들고
우리의 머리를 흉내내어
교회와 관청과 학교를 세웠다
마침내는 소리와 빛과 별까지도
왼쪽과 오른쪽으로 나누고
이제는 우리의 머리와 몸을 나누는 수밖에 없어
생선회를 안주삼아 술을 마신다
우리의 모습이 너무나 낯설어
온몸을 푸들푸들 떨고 있는
도다리의 몸뚱이를 산 채로 뜯어먹으며
묘하게도 두 눈이 오른쪽에 몰려 붙었다고 웃지만
아직도 우리는 모르고 있다
오른쪽과 왼쪽 또는 왼쪽과 오른쪽으로
결코 나눌 수 없는
도다리가 도대체 무엇을 닮았는지를
++
대한민국 코로나 바이러스와 자유에 대한 단상(斷想) - 간단하게 말해서 헛소리
자유란 내가 할 수 있는 어떤 것을
남을 위하여 유보할 수 있는 것이었으면
전적인 수용과 전적인 거부
그 양 극단에 치우치지 않는 것이었으면
내게는 자연스럽지만 남에게 부자연스러운 것
내가 포기할 수 있고, 자신의 견해를 강요하지 않으며
나는 불편하지만 때로는 타인의 신발 신고
기꺼이 다른 사람과 함께 동행하는 것이었으면
2020년 2월 26일
대한민국의 자유는
누가 주체이며, 누가 객체일까
일찍부터 우리는 믿어 왔다
우리가 하느님과 비슷하거나
하느님이 우리를 닮았으리라고
말하고 싶은 입과 가리고 싶은 성기의
왼쪽과 오른쪽 또는 오른쪽과 왼쪽에
눈과 귀와 팔과 다리를 하나씩 나누어 가진
우리는 언제나 왼쪽과 오른쪽을 견주어
저울과 바퀴를 만들고 벽을 쌓았다
나누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이
자유롭게 널려진 산과 들과 바다를
오른쪽과 왼쪽으로 나누고
우리의 몸과 똑같은 모양으로
인형과 훈장과 무기를 만들고
우리의 머리를 흉내내어
교회와 관청과 학교를 세웠다
마침내는 소리와 빛과 별까지도
왼쪽과 오른쪽으로 나누고
이제는 우리의 머리와 몸을 나누는 수밖에 없어
생선회를 안주삼아 술을 마신다
우리의 모습이 너무나 낯설어
온몸을 푸들푸들 떨고 있는
도다리의 몸뚱이를 산 채로 뜯어먹으며
묘하게도 두 눈이 오른쪽에 몰려 붙었다고 웃지만
아직도 우리는 모르고 있다
오른쪽과 왼쪽 또는 왼쪽과 오른쪽으로
결코 나눌 수 없는
도다리가 도대체 무엇을 닮았는지를
++
대한민국 코로나 바이러스와 자유에 대한 단상(斷想) - 간단하게 말해서 헛소리
자유란 내가 할 수 있는 어떤 것을
남을 위하여 유보할 수 있는 것이었으면
전적인 수용과 전적인 거부
그 양 극단에 치우치지 않는 것이었으면
내게는 자연스럽지만 남에게 부자연스러운 것
내가 포기할 수 있고, 자신의 견해를 강요하지 않으며
나는 불편하지만 때로는 타인의 신발 신고
기꺼이 다른 사람과 함께 동행하는 것이었으면
2020년 2월 26일
대한민국의 자유는
누가 주체이며, 누가 객체일까
추천 3
작성일2020-02-26 20:34
rainingRiver님의 댓글
rainingRiver
시인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나와 너무 많이 닮았다.
세상을 시비와 선악으로 나누며 살아온 인간들이
그 모든 것이 본래 하나였음을 언제쯤 경험할 수 있을까.
요즘 교회 가면 옆자리에서 두팔 흔들며 할렐루야 노래 부르는 새퀴들이 다 신천지 처럼 보인다.
세상을 시비와 선악으로 나누며 살아온 인간들이
그 모든 것이 본래 하나였음을 언제쯤 경험할 수 있을까.
요즘 교회 가면 옆자리에서 두팔 흔들며 할렐루야 노래 부르는 새퀴들이 다 신천지 처럼 보인다.